말더듬치료법 18

또 한해가 가버렸습니다.
이렇게 한해 한해 흘러 우리네 인생도 흘러가겠지요.

인생이 전부 흘러내리기 전에
우리 말더듬는 사람들도 뭔가는 성취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말더듬을 인생의 굴레로 여기며
언제까지나 질질 끌려 다닐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인생의 굴레를 만든 이가 바로 나라는 사실을
아직도 알지 못하시겠습니까.

내가 만든 인생의 굴레를 한탄하며
도무지 어떠한 방법으로도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고 여기십니까.

너무나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 굴레를 만든 사람은 바로 ‘나’ 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그 굴레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그 굴레를 인식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아니 인식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인식하려는 시도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무엇인가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 상태, 무엇인가 노력하여야 하는 상태, 즉 도피의 상태에서는
우리는 도무지 그 굴레를 인식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피하고 싶은 대상에 대하여
단지 커다란 벽으로 느끼며 그 벽에 대하여 생각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말을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그 노력은 말을 잘 못하면 안될 것 같은 느낌 때문입니다.

그 느낌이 바로 벽입니다.
그 벽을 바로 우리가 만든 것입니다.

도저기 범접할 수 없는 거대한 장벽입니다.
그러나 그 장벽을 내가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사라져 버리는
신기루 같은 벽입니다.

그 벽은 우리의 마음속에 하나의 점으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도피가 만들어낸 가상의 점일 수도 있습니다.

도피하려는 마음이 크면 클수록 그 점은
다이아몬드보다 더욱 단단한 깨지지 않는 점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점’ 으로부터 도피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그 점’ 에대하여 알아보고자 하면

한 없이 약하디 약한 도토리묵보다 약한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약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말을 잘하려고 노력합니다. 왜 일까요.
말을 잘 해야 인정받고 사회생활도 잘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왜 사회생활을 잘 하려고 할 까요.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니까요.

우리는 왜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나요.
우리의 자의식이 그만큼 강한 것이겠지요.

어릴적 우리는 아마도 매우 귀하게 잘랐을지도 모릅니다.
주위에서 칭찬받고 귀염을 많이 받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성장한 자의식은 우리를 노력하는 사람으로 만들었고
그 노력이 우리의 여린 마음에 상처를 만들었고

그 상처가 우리는 도피하게 만든 것입니다.
도피는 도피할 대상을 만들었고

그 도피할 대상은 우리의 마음에 커다란 장벽이 되어
감히 넘볼 수 없는 괴물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 괴물은 우리에게 도피를 강요하고
도피하려는 마음이 생기면 우리는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공포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여
제대고 생각도 할 수없고 말도 할 수없는 그런 상태로 만듭니다.

우리가 어떤 회의에서 갑자기 지명을 받으면 공포를 느낍니다.
그러나 내일 발표하라고 하면 공포를 이기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공포를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이렇듯 공포는 도망가려는 마음이 생긴 순간에 생깁니다.

그러나 일정한 시간이 주어지면 거기에 대응할 수단을 생각하게 되고
공포의 감정은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공포는 도망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순간순간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여
다시 우리를 옥죄어 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가 만든 하나의 작은 점입니다.
이점으로부터 우리의 모든 도피가 창출되고 공포가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이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건투를 빕니다.
신세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