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말더듬 때문에 스스로 얼마나 고통을 많이 받아 왔는가?
그러나 우리 마음이 스스로 평정과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마음이 스스로
말더듬을 선택하였다고 말한다면 이 무슨 해괴한 말인가 하고 의아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우리 인간은 어른이 되어 인격적으로 성숙했을 때에야 자기에게 다가오는 숱한 복잡한 상황과 현상에 대해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거기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

약간 어렸을 때 자기에게 힘든 상황이 다가왔다면, 그 상황이 한번으로 끝나는 일시적인 상황이 아니라 지속적인 어려운 상황일 때, 그리고 당시의 자기 능력으로는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으며, 해결할 능력도 없을 때, 그때 우리의 마음은 어떠한 반응을 하게 될까?

우리 마음은 지속적으로 힘든 상황을 지속적으로 직시할 수 없다. 힘들고 불편한 마음을 계속 가져갈 수가 없는 것이다. 인간은 어떻게 해서라도 마음의 평정을 구하게 된다. 그래서 마음의 평정을 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말더듬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합리화하는 것이다. 말더듬만 고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이 모든 어려운 일은 말더듬 때문이니까 말만 고친다면 자기가 직면한 모든 어려운 일이 풀리고 훨훨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마음은
이러한 조작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 메카니즘은 말더듬에게만 고유한 것이 아니다. 이른바 신경증(노이로제) 환자들이 이렇다. 우리가 익히 아는 적면증, 불면증, 이명증, 말더듬증 이 모두 일종의 신경증이다. 프로이트는 특히 신경증 환자를 많이 접하면서 이러한 메카니즘을 어느 정도 발견하였다. 그래서 그는 ‘자유연상법’을 사용하여 마음 깊숙이 감추어져 있는, 다시 말해 인간의 잠재의식 또는 무의식에 있는 ‘마음이 조작하기 이전 본래의 상황’을 현재의식에 떠올리게 하였다. 프로이트는 현재의식에 떠올려 그것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된다고 하였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은 우리 말더듬 현상의 메카니즘을 어느 정도 알게 해준다. 또한 프로이트는 그의 저서 <실수의 분석>에서 실수란 것도 그냥 실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거기에도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여러 실수의 이면에 있는 의식을 분석해주고 있다.

보통 정상적인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마음의 평정을 얻기 위해, 여러 마음의 조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단지 정도의 문제일 뿐이다. 우리는 이것이 겉으로 확실히 드러나는 말더듬의 현상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더 괴로움을 받는 것이다.

그러면 왜 어떤 사람은 말더듬으로, 또 어떤 사람은 적면증, 불면증 등 각종 다른 히스테리로 나타나는 것일까? 왜 하필 말더듬일까? 이것은 상상에 맡기겠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