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더듬치료법 12

우리는 왜 말을 더듬을까.
말을 잘하려는 욕망이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닌가.
말을 잘하려는 욕망이 있으면 다른 사람보다 말을 더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어찌하여 말을 잘 하고 싶은 욕망이 다른 사람보다 더욱더 간절한데 말은 더 안돼는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하여 나는 여러 번 답을 하여왔다.
그것은 진정한 욕망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그렇다면 진정한 욕망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나의 의지의 지배 하에 있는 욕망이다.
내가 제어 할 수 있고, 이해 할 수 있고, 바꿀 수도 있고, 버릴 수도 있는 욕망이다.
진정한 욕망은 현실에 기초한, 현실을 인정한, 이룰 수 있는 욕망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욕망은 무엇인가.
우리들의 욕망은 제어할 수 없고 이해 할 수도 없으며 바꿀 수도 버릴 수도 없는 욕망이다.
전혀 현실을 도외시한 이룰 수 없는 욕망이다.
이러한 욕망은 우리를 스스로 파탄으로 몰고 간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러한 욕망을 갖게 되었는가.
그것은 말에 대한 괴로움 때문이다.
말을 잘 못했을 때 받은 괴로움이 마음의 상처가 되었기 때문이다.
마음의 상처가 너무나 커 다시는 그러한 상황에 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이라는 것은 말을 잘못하는 것이고 우리는 말을 잘하려는 욕망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욕망은 피동적이고 전혀 통제 불능이다.
이러한 욕망은 본능과도 같아 버릴 수도 바꿀 수도 없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말을 잘하고 싶은 사람이 된 것이다.
다만, 우리가 말을 잘하고 싶어 하는 욕망을 당연한 것으로서 다른 보통사람도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욕망으로 변화 시켜야 하는 것이다.
보편적인 욕망이란 무엇인가.
현실에 바탕을 둔, 나의 의지가 반영된, 포기 할 수도 있는 욕망이다.
결국 말더듬의 치료는 병적인 욕망을 현실적인 욕망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그렇다면 병적인 욕망을 현실적인 욕망으로 바꾸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먼저 병적인 욕망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스로의 욕망을 이해하고, 왜 노력하려는 지를 이해하고, 왜 노력하는 지를 이해하여야 한다.
자신의 의지대로 노력하는 것 같지만 과거의 상처에 의한 어쩔 수 없는 노력이라는 것을 이해하여야 한다.
노력이라는 것은 자신의 의지로 의도된 노력이지만 자신의 의지자체가 과거의 상처에 의한 피동적인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여야 한다.
이러한 것을 진정으로 이해하였다면 우리의 병적인 노력은 한결 완화될 것이다.
그것이 진정 말더듬치료의 첫발이 될 것이다.
그것은 점차 우리를 다람쥐 쳇바퀴에서 벗어나게 하여 줄 것이다.
나아갈 방향성을 잡아주고 말더듬에서 벗어 날수도 있다는 확신을 줄 것이다.
그렇다고 노력을 안 할 수는 없다.
이해는 하였지만 현실은 여전히 말이 막히고 마음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이젠 이해 할 수 있는 말 막힘이고 이해 할 수 있는 마음의 상처이다.
그렇다면 말 막힘은 어떻게 해소 할 수 있는가.
그것은 말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말을 잘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는 말에 대한 넓은 아량을 가져야 한다.
평상시 우리가 한 말을 곰곰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안 하는 것 같으나 사실은 많은 말을 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하루가 지나는 하루 동안 한 말들을 스스로의 귀로 다시 들어보는 상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말더듬을 인식하고 말을 하였을 때는 말을 더듬고, 말더듬을 인식하지 않고 말을 하였을 때는 비교적 말이 잘 되었을 것이다. 말더듬을 인식한다는 것은 더듬으면서 말을 하라고 중추신경에 명령을 하는 것과 같다. 말을 잘하기 위하여 호흡을 깊이 하고 말을 하면 말이 잘 안되었을 것이다. 이것은 호흡을 깊이 한다는 생각이 말더듬을 염두에 두고 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노력에 대하여 인식이 점차 깊어지고 확실해지면 마음의 상처도 희미해지고 말 막힘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 호흡을 깊게 하여 말을 하는 것이 말하기에 편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