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말더듬이란 자기책임이다는 말이 무슨 유행어처럼 되어버
렸습니다. 물론 그 말이 틀리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그 말을 받
아들이는 사람들이 "말더듬은 나의 책임이니까, 말더듬은 영원
히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기 쉽다는데 있습니다.
왜 이렇게 생각하느냐하면, 말더듬이 나의 책임이란 말이 잘 못
와전되어버리면, 말더듬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곳이 없으
며, 말더듬을 치료하는 사람도 나를 결국 어떻게 못하니까, 지
금 현재의 여건으로 보았을 때 말더듬을 해결한다는 것은 결국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쉬울 것입니다. 더구나 지난
번 어느분이 말더듬은 불치의 병이다라고 했으니, 더욱더 말더듬
의 해결을 포기하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지 모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물론 말을 심하
게 더듬었고, 지금도 더듬고 있는지 모르지만, 말더듬이 왜 나
의 책임이 되어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누가 좋아서 말
더듬을 가지게 되었습니까?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만약 말더듬
을 가지고 계시다면, 여러분들이 좋아서 말더듬을 가지게 되었습
니까? 말더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가 원해서 말을 더
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말더듬은 자신의 문제는 아
닌 셈입니다.

말더듬이란 자신의 문제이다의 진정한 의미는 말더듬을 해결하고
자 하는 마음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고, 2차성 말더듬의 특징
중의 하나인 회피행동을 그만두라는 뜻입니다. 물론 회피행동
을 그만 두는 것이 쉬우냐고 하시겠죠. 어려우니까 전문적인 치
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개인에 따라서는
혼자서 회피행동을 그만두는 방법을 배우는 사람도 있듯이,
즉 운전면허증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원을 다녀서 따지
만 일부 사람들은 혼자서 배워서 따는 사람도 있듯이 마찬가지
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합니다. 말더듬은 절대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하는 사람의 문제이다고.

하나의 예를들어 봅시다. 어떤 아동이 공부를 안한다고, 공부 못
하는 것을 전적으로 그 아동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을까요?
일차적인 책임은 아동에게 있다기 보다는 그 아동을 지도하는
교사에게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비록 교과과정의 내용은
어느 아동이라도 비슷한 내용을 배우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상에서는 아동에 따라 상당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교육부의 교육과정은 우리나라 어느 초등학교에 가도 같을 것
입니다. 그러나 그 교육과정에 따라 배운 아이들의 실력은
차이가 날 것입니다. 물론 그런 부분들이 어떻게 보면
전적으로 아동들에게 책임이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죠.
물론 맞죠. 개인 아동은 독특하니까. 당연히 차이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러나 어떤 한 아동이 성적이 현저히 뒤떨어져
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그 아동에게 돌린다는 것
은 그 아동에게 인생을 포기하라는 소리와 비슷할 것입니다.
왜! 적어도 아동 스스로는 그 늪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것
은 너무도 뻔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말더듬이란 자기의 책임이라고 말씀하신분의 의도는
현재 그 말을 듣는 사람처럼 말더듬의 해결을 포기하라는 식
으로는 하시지 않았을 것이지만, 실제적으로 많은 분들이
말더듬이 불치의 병이란 말과 자기의 책임이란 말에 한가닥
위안을 삼으며, 말더듬 해결의 노력을 게을리하는 것을 보고
이렇게 몇글자 올렸습니다.

별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건방지게 이 글을 올리게 되어 죄
송합니다.

저의 조그마한 소견머리로 감히 고언하고 싶은 것은 말더듬은
완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에 대한 책임은 말더듬는 개인
에게 있기 보다는 치료해 주는 사람에게 있다는 뜻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