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은 내친구다.

친구가 된 사연은 좀 복잡하다.
하여튼 이 친구는 나에게 여러가지로 아니 처음부터 끝까지 나에게 열등감을 심어준 사람이다.
김진의 인간성이 더러워서 나에게 열등감을 심어줬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내가 가지지 못한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내가 되고 싶었던 꼭 그런 인간..이 김진이다.

무척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지만 외모가 나보다는 훨씬 출중하다. 사실이긴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진실은 아니다.^-^

그리고 아주 놀랄 만큼 똑똑하다.

똑똑하다는 의미가 지식적으로 만 풍부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이 많으니까.
제대로 똑똑하다는 느낌을 난 분명히 받았다.

재능또한 만만치가 않다. 처음으로 쓴 드라마대본이 공모에서 당선되어 등단한 말하자면 검증받은 드라마 작가이기도 하다.

작가가 되기 이전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기도 했다.

그녀의 관심은 그녀말대로 저 땅끝에서부터 하늘끝까지라 했던가.

관심을 가지기만 하면 그것이 고스란히 머리에 입력되어 입으로 술술 나온다.

하지만 더욱 그녀를 알게 되면 차돌같이 빤질한 외모를 배반하는
어울리지 않는 풍부한 감성이 그녀의 인간성을 더욱 빛나게 한다.

수년 전,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아마도 난 벌벌.. 떨었다는 표현이 아마 맞을 것이다.

너무나 매력적인 그녀.

나에겐 감히 쳐다볼 수도 없었던 존재였던 그녀가 이젠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내가 그렇게 하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 이젠 더이상 나보다 더 우등한 사람도 열등한 사람도 없으므로.

하지만 분명 취향이 맞는 사람이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 수직의 개념을 치우고 나니 남는 건 취향이다.

김진이 나보고 그랬다. 처음엔 니가참 얼되게(어리숙하고 어벙하다)보였다고.

넌 분명히, 확실히 달라졌다고.

나는 친구에게서 내가 없는 부분을 보충하고 친구는 나에게 여여관을 배운다.

그러나 분명한 건, 김진은 참 열린사람이다.
자신의 명민함을 절대로 드러내놓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무척 겸손하기까지 하지만 자신도 자신의 탁월한 명민함을 안다.

그런 사람이 내가 말하는 여여관에 귀를 기울인다.
자신도 많은 부분에 있어 성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무엇에도 그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않는 이 마음이 얼마나 자유를 주는지 그 느낌을 분명히 느끼고 그러한 깨침을 어려운 상황에 처한 자신의 친구에게 분명한 어조로 이해시키는 과정을 지켜보는 나로서는 감동이였다.

어쩌면 여여관은 사람의 심리를 다루는 부분이 짙다.
친구는 심리학을 전공했고 그래서 오히려 더욱 소홀히 넘길 수도 있는 부분을, 소중히 새겨 자신의 일상에 응용하고 대입해서
홀로 자유로워지고 있는 중이다.

친구도 나도 우리의 자식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재산이 있다.

그 무엇에도 그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않음.

그것 하나만은 분명 주고 싶음이다.

그녀가 여여관 싸이트에 올린 매력적인 말더듬이를 올려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