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영희 입니다. 한말협엔 무척 오래간만입니다.마치 오랜 외출 끝에 집으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인터넷을 하면서 처음 글을 올린 싸이트가 한말협 이라 각별한 마음이 드나봅니다.

미리 밝히지만 전 말에 대한 치열한 고민은 사실 없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적어도 말에 대해 뭐라 말할 수는 없지 않느냐 하면 할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치열하진 않았지만 어느 시기, 어느 만큼의 말에 대한 고민은 있었으므로 완전히 없었다고는 할 수는 없지요.
말보다는 다른 괴롬이 더 컸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우연히 한말협에 들어 왔던 난, 내가 가진 괴롬을 새로운 형태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이 모든 상황들이 내 의지의 선택의 결과라는 것을 알고서부터는 마치 생의 새로운 대륙에 들어선 느낌이었습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한말협 홈페이지에 다소 글을 올렸더랬습니다.)

요즘은 솔직히 여여관에도 잘 들어가질 않고 한말협은 더더욱 잘 들어오질 못했습니다.
여여관 덕분으로 고통의 많은 부분을 들어 낼 수 있었으므로 현실에 더욱 충실히 할 수가 있어서였어요.
(이경훈님께는 다소 미안한 마음이긴 하지만 어쩌겠어요.. 내 인간성이 고것밖에 안되는 것을.^^)

오늘은 임시 휴일이기도 해서 시간도 좀 있고 해서 올라온 글들을 주의 깊게 읽었습니다.

861번에 나그네님께서 좋은 글을 남기셨더군요..


//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과거의 문제들에서 많이 벗어
나게 됩니다. 자신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자신의 실수,
실수에 대한 대응방법들, 관계성에 대한 것들, 기본적 욕구들,
그래여. 자신을 알게 됨으로써 자신의 행위들을 이해하게 되고
이러한 현상들을 '자기 수용'이라고 하지여.

자기 수용이 일어나게 되면, 자신을 용서하게 됩니다. 이제
까지는 자신을 비난하던 모습에서 자신을 이해하게 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여.//



어떤 경로를 통해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이글에서 받는 느낌으로는 자신을 이해하는 단계에 이르러 자기수용으로까지 가신 것 같습니다.
나그네님 께서도 혼자 힘으로는 극복하기 는 어렵다고 하셨는데 여하튼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그러하시다면 적어도 “말”이라는 것 때문에 괴롬을 당하고 계시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 처음부터 없었던 말더듬 때문에 나 스스로 원해서임을 알았다고 할 수가 있음이겠지요. 제가 인용한 나그네님의 글이 진정 이라 하면요.

저는 “말”은 아니지만 말고민을 가지고 있는 여러분들의 고통에 절대 덜하다 할 수 없는 고통을 이경훈님의 글들을 통해서 “나”를 이해하게 되었고 그러므로서 “자기수용”으로까지 이어지더군요.

나그네님께서 853번에

// 말더듬을 고치는 목표가 결국은 인생을 이해하는 첩경이라면
어떻게 생각하시겠어여 //


라고 하셨더군요.


너무 맞는 말씀이시고 충분히 공감을 합니다.
하지만 과연 말고민을 가지신 분들이 “말”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결하고 싶을까요,
아니면 인생을 이해하는 첩경을 먼저 만나고 싶을까요?

이경훈님은 한결같이, 치열하게 , 일관된 목소리로 819번에 올린 글에서처럼 “말에 얽매인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계십니다.

말에 얽매인 마음, 저는 이렇게 대입합니다. 즉, 타인에 얽매인 마음.
말에 얽매인다함 그 자체가 타인과의 관계설정이 잘못되어 있는 것이지요.
끝없는 인정과 관심을 타인으로부터 기대하는 이 마음,

타인... 즉, 세상에 얽매인 마음, 또다시 즉,^^,
세상과 나의 관계에 얽힌 마음을 풀어내어줌.

굉장히 확대되어 가지요? 하지만 근사하지 않나요?

말 때문에 괴로워서 말고민을 해소하려 했다가 어느 순간 말이란 너무나 사소한 것이 되어버리면서
어떠한 나도 나를 이해하고 되고 수용하게 되어진다면 말이예요. 보너스로 말입니다.^^


며칠동안의 긴 논쟁을 보며 마음이 다소 착잡했습니다.

저도 다른 싸이트에 들어가곤 해서 온라인상의 글 문화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는 하고 있지만 한말협처럼 특수한 공감대를 가진 자리에서 만큼은 긍정적인 비판, 의견제시, 꼭 실명은 아니더라도 한사람이 한가지 아이디를 사용해서 일관된 자신의 목소리가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