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사이트 여러군데에서 정보들을 모아보니 말더듬에 대해서 새롭게 많은 것을 알게되네여...
암 생각없이 그냥 천천히 말하자, 무작정 연습하자, 왜 잘 안될까...이런 생각들만 했었는데...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천천히 얘기하고, 말더듬는 것을 숨기려고 하지도 않는데... ... ... 첫말이 안나오고, 어려운 발음이 안되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어는 한의사님 말씀대로 증상은 있으나 통증이 없는 "좌뇌의 질병"이 맞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고...

근데... 어쨌든 옛날보다는 심리적 불안함이나 말더듬는 정도가 많이 좋아진 것만은 사실입니다.
나름대로의 노력와 연습이 조금은 성과가 있다는 얘기겠지요...

저는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서울의 꽤 유명한 법대를 졸업하여 현재 대우일렉트로닉스(옛날 "대우전자"이며, 이제 대우그룹이 망하여 "대우일렉트로닉스"로 회사명을 변경하였습니다.) 법무팀에 근무하고 있는 30세의 남성입니다.

말더듬는 사람들은 거의 다 다른 능력이 뛰어나고, 순수하다고 하는데, 저도 그 범주에 포함될 듯 하네여...

회사 입사한지 이제 만13개월째인데...벌써 다른 팀 직원들까지도 저에게 너무 순수하다고들 합니다... 제가 말더듬는 것은 물론 모두 알고 있겠지요... 제가 말더듬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아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데... 문제는 말더듬때문에 업무에 지장이 있으면 안돼는데... 안그러면 짤릴지도 모르고... 말더듬때문에 업무상 스트레스 받으면 직장 때려치고 길거리에 나 앉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사실, 최근 말더듬때문에 업무상 스트레스가 조금씩 조금씩 생기네여... 처음 입사했을 때는 팀장이 제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서 짜증을 내더니 다행히 이제는 제 말 알아듣는데 적응을 했는지, 제 업무처리능력에 대해서 무한한 신뢰를 하더군여... 근데 근데 이제는...
1년동안 아무 얘기도 없던 법무담당 상무가 제가 결재 들어갈때마다 보고를 듣기도 전에 제 얼굴을 보면 짜증을 내네여... 말을 또박또박 조리있게 설명을 해야 자기가 이해할 수 있다면서...

에그...팀장한테는 중요한 단어 몇마디만 찔러주면 곧바로 이해하는데 아버지뻘인 상무님한테는 처음부처 끝까지 다 몽땅 설명을 해야하니... 게다가 깐깐한 상무님... 정확한 용어 안쓰면 꼭 반문하시고...발음 조금 흐리게 해서 대충 넘어가려면 꼭 반문하시고...
1년 전엔 안 그러시더니...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로펌의 변호사한테 500억짜리 소송 잘 좀해서 승소시켜 달라고 회의하러 가서는, 이쁘장한 변호사 여비서한테 그 변호사 이름을 얘기 못해서 헤매지를 않나...

이러다 제 풀에 지쳐서 회사 그만두지나 않을런지... 심히 걱정되네여...

1년 6개월 동안 사귀다 작년 가을에 결혼 얘기 오가다 헤어진 여자친구가 있었읍니다... 첫만남에서 그녀가 저에게 말이 무지 무지 빠르다고 놀리더군요... 그녀를 아주 싫어했죠... 자존심을 짖밟다니... 쪽팔리게... 다시는 상대하지 않는다고 했죠... 그런데 어찌어찌하다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내 성격이 너무 급해서 발음에 문제가 많다고 했고, 저는 그래서 웅변학원 다니면서 교정 중이라고 이실지고 했구요...

그런데, 결혼할 생각을 하니 그녀도 저를 한 평생 믿고 살 수 있을까 불안해했고... 저 역시 그녀를 지켜줄 수 있을까 불안하더군요...

말 더듬지 않고 편하게 아무 부담없이 얘기할 수 있으면 정말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