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이런 사이트가 있군요...
정말 반갑네요..

하여튼 반갑습니다..
그리고 어느분이 시샵인지는 몰라도 우리 같은 사람들이 그래도 나름대로 같이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어 주신거 깊이 감사드립니다..진심으로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제가 한국에 들리게 된다면 같이 진하게 술한잔 하고 싶군요...

전 미국에서 유전학 박사과정을 받고 있는 늦깍이 학생입니다..시작한지도 5년이 더 지나서 이젠 막 졸업을 준비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말더듬이란거...
정말 지겹네요...
그래서 취직할 상황을 좀 피해 볼려고 별 길을 다 찾다보니 여기까지 오게되더라구요...
그리고 사실 실험실 생활을 하다보면 말을 많이 하지는 않을거 같기도 하고 말하는 능력보다는 다른 것으로 판단 되어질 기회가 많을 듯 싶어서 이런 실험실 생활을 택한것이기도 한데....
역시나 피해갈 수 없는 숙명같은 거네요..
실험 결과 발표나...
여러가지 미팅들에서 발표해야만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그런 지식의 전달 능력도 좋은 과학자가 되기위한 필수 사항이 되다보니까..
그리고 실험실에서도 의견 교환이나 기본적인 대화는 필수 적인것이기도 하구요

언제나 또다시 작아지는 제자신을 발견하고 자학하게 되네요..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들....
말더듬는 사람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아픔들 속에서 살아왔던 세월들이 넘 애처롭게 다가 오네요.. 수업시간에 발표할 기회나 그 많은 세미나에서 너무나 힘없이 쪼그라져만 있던 제자신이 생각 많이 나네요..
밖에 비가 와서 그런가...

하여튼 이제 더이상은 피할 수 없는 시간이 다가 오네요..
남들은 교수자리를 알아본다...여러가지 할 일들로 분주하고 그 목표를 위해서 열심히 뭔가를 하고 있지만...
전 교수자리는 제껴 놓았구요.....
그냥 취직 인터뷰 문제로 고민만 하고 있읍니다..
실험실에서 테크니션 처럼 하고자 하는 실험만 할 수 있는 자리 찾아보려고 노력중인데..
그러기엔 제가 배워왔던 지식들이 아깝기도 하고...
하여튼 포기 안할랍니다..

저도 한국에서 학교 다닐때..
여기 계시는 분들처럼 많이 노력해 봤네요..
강남 고속 터미널 옆에잇던 학원이랑..
남영역 뒷편에 있던 언어 치료소랑
종로3가에 있던 한국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던 곳이랑..
슈퍼맨 치료소인가요...

저도 되돌아보니 참 많이 다니기도 하고 노력도 해본거 같네요..
그 시간들이랑 돈의 값어치를 생각해볼라 치면 정말 억울하기도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여기 까지 온 제가 안쓰럽기도 하구요..
하지만 우리 정말 포기 할 수는 없잖아요...

포기를 안하면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포기한다는 건 그 가능성마저도 없어지는 거 아닌가요..

요즘 들어서 많이 약해져 가는 제 자신을 추스려볼려고 하다 이 사이트 발견하고 다시 한번 맘 다잡아 봅니다.

다행이도 제가 다니는 학교에 이런 스피치 크리닉으로는 유명한 분이 계셔서 그곳 크리닉에서 언어치료 받는거 시작했읍니다..
사실 그닥 많이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한국에서 하던 것이랑 차이점은 별로 없더라구요..
첫음을 길게 뺀다거나, 음을 늘려서 천천히 발음한다거나. 문장을 끓어서 적절한 스피드로 또 호흡을 해야하는 부분을 표시해 놓음으로서 말의 빠름이나 바른 호흡습관을 잡아주려고 하는 훈련들…
한국에서 정말 지겹게도 많이 했던것들인데..그래도 다시 해봅니다..
사실 저한테는 정말 최소한의 목적의식이 생겨거든요..

다들 아시다 시피..
말더듬 현상도 환경적 인자 못지않게 유전적인 인자에 많은 영향을 받는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어렸을때 치료를 받는다면 완치확률이 상당히 높잖아요..실제적으로 어린아이들 같은 경우는 자연적으로 치료되는 경우가 허다하기도 하구요..최소한 제 2세한테는 저랑 같은 아픔을 공유해주기 싫어서요.
좀더 확실한 정보랑 어린아이들에게 행해지는 스피치 크리닉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 교수님 말만따나..세상에서 제일 나쁜 말더듬 언어치료사는 완치를 확신하는 사람이긴 하지만..믿고 따라서 하다보면 좋아지는 경우도 많고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일수 있도록 정서적인 측면에서 많이 도와주니까 나름대로 의미는 있는거 같습니다…

저도 완치는 아니지만 그래도 전화도 할 수 있고 나름대로 의사 표현도 아주 느리고 힘들긴 하지만 가능해졌으니까요..
꼭 말할때 유창해졌다라는게 아니라..조금 막혀도 할 수있는 용기가 생기더라구요..

부모님이나 제 주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제가 배운 분야랑은 많이 틀린분야라서요..제 나름대로 말더듬에 대해서 연구할수 잇는 직장을 찾아볼려고 합니다..
어떤 최종적인 결과에 도달할 수는 없을지라도 궁극적으로 그곳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필요한것이니까요..

사실 지금은 Gerald A. Maguire 라는 교수님 실험실에서 일해볼까 하고 생각중입니다..얼마전에 한국에서도 소개되었다던데..말더듬 치료제 있잖아요 Pagoclone 이라는 미국 Indevus 라는 메사추세츠에 있는 제약회사에서 만들고 있다는 그 약에 대해서 실제적인 임상실험들이랑 상품화를 시키기 위한 실험들을 하고 있는 실험실이거든요..
저랑 분야는 조금 틀리긴 하지만 어차피 실험 테크닉은 유사하니까 기회가 된다면 가서 함 일해볼려구요..
그 교수님 당신도 말더듬이로서 정말 열심히 노력하시는거 같더라구요..아님 영국 멘체스터에 있는 연구소에가서 말더듬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유전자에 대해서 공부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하여튼 전 포기 안할랍니다..
여러분도 제발 포기 하지 마시길…
사실 요즘제가 스스로 많이 약해지는거 같아서요..

우리 노력합시다…그리고 혹시라도 제가 정말 그 분야에 가서 일하게 된다라면 최신 소식 접하는 대로 알려드릴것을 약속드립니다..
너무나 두서없이 쓰여진 글이긴 하지만 저에게 스스로 하는 다짐도 다시 되는거 같고 그냥 반가운 마음에 제 마음에서 나오는 대로 적어보았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