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저도 말더듬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중에 한
사람입니다. 대구에 살고 있고 72년생입니다.
처음에 이런 글을 올리는 것에 대해서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나 자신의
오만이었습니다. 나 자신이 완전히 극복해서 짠! 하고 나타나서 "자, 봐라. 난
이렇게 극복했다"라고 하고 싶었기 때문일겁니다. 또 이것은 자신이 말더듬는다는
것을 숨기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훈련을 해서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알리겠다는
생각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는 말을 더듬을때 먼저 의식에서 '말을 더듬을 것 같다'라는 신호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그러면 '아이고, 또 이글자야! 말이 잘나와야 될텐데, 자존심이 상한다,
쪽팔린다. 등등의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되면 발성기관이 굳어지고 호흡이 가빠지고
자연스러운 호흡이 되지않습니다. 심하면 발음의욕까지 없어 집니다. 그러면 막히죠.
말을 잘 하다가도 분위기가 어색하고 꼭 필요한 말을 할때, 좀보여야하는 상대일때는
더 심합니다.
이런 경우를 제 나름대로 분석해 봤습니다.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막힐것 같은 느낌이
떠오른 것은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런 느낌은 예전에 당황하고 창피당한 기억이
있기 때문일겁니다. 정말 의술이 발달해서 자신이 말을 더듬었던 기억을 선택적으로
제거 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말더듬은 해소 될것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안 되는
걸로 압니다. 그렇다면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말을 잘한 기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좀 황당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말은 안더듬는 사람들은 말을 할 때 '다음에
이 말이 막힐것 같으니까 다른 말로 돌려서 말하고 말이 안나오면 상대방이 그 말을
하도록 유도 해야지'등의 생각을 전혀 안 합니다. 설사 좀 더듬었더라도 그냥 잊어
버리고 다음 말로 이어 갑니다. 말은 더듬는 분들은 주로 예민하고 다른사람 의식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완전욕이 강합니다. '내가 말을 할 때는
한 마디도 더듬지 않아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더욱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자기 비하, 자기 학대가 심합니다. 저 자신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말더듬 기억은 지울수는 없습니다. 잊어버려야지 하면 잊어지는것이 아니라 더
생생합니다. 어차피 지울수 없는 기억이므로 그로 인한 불안감과 맞서 싸워 이겨야
합니다. 그 기억들을 깡그리 부수어야 합니다. 그런 기억들 하나한 잘근잘근 씹어서
갈아 마시는 겁니다.
물론 쉽니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항상 말로 인해 고통을
받을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자신이 죽어서도 말더듬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진정한 용기는 자신감이 넘칠때 보다 불안하고 공포에 떨때 일어서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말이 더듬어 지면 '에라 더듬어 보자. 내가 더듬으면 한시간을
더듬겠냐, 하루종일 더듬겠냐?'하며 신나게 더듬더듬 하십시요. 더듬는것 자체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았을때 진정 그 사람은 말더듬을 극복했다고 생각합니다.

이글은 저의 경험으로 쓴 주관적인 생각이므로 어떤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조언과 질타 부탁합니다. 이 글을 씀으로 해서 나 자신을 채찍질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