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김효섭입니다.
먹고 살기 힘드는군요. 자격증시험하나 쳐놓고 홀가분한 기분입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말더듬의 이해를 위해서 애쓰시는 로멘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학원경험담입니다.전 학원을 두군데 다녔습니다. 한 곳은 부산이고
다른곳은 제가 사는 대구입니다. 학원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부산에 있는
학원은 좀 오래 됐군요. 92년도 입니다. 지금은 프로그램이 약간 바뀌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때는 제가 대학2년이었고 중간고사 한창 진행중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말이 막히고 더듬어도 그렇게 크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학가니
회의, 토론, 발표가 왜그리 많은지 정말 앞이 캄캄하더군요. 회의나 토론은
가만히 버티기(?)만 하면 됐는데 발표는 과묵함으로 밀고 나갈수가 없더군요.
이로 인해 더욱 더 불안과 스트레스가 쌓여갔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해결방안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던중 우연히 서점에 들렀다가 그 학원을 알게 됐습니다.
시험중임에도 불구하고 보따리 싸서 부산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때는 3주 교육
과정이었으므로 지방에서 온 사람은 합숙을 했습니다. 그곳에는 나 같은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는데 놀랐습니다.

일단 학원일정을 간략히 설명하면
기상: 근처의 산 정상으로 가서 각자 자리를 잡고 독백암시(열광적으로)
오전교육: 연단 앞에서 독백암시
호흡(단전 복식호흡)---> 제 생각으로는 거의 복식호흡
3분 주제 발표(주제는 학원생이 정함)
오후교육: 주로 개인실습이나 그룹실습
말더듬으로 온 사람은 말을 하기전 '응'자를 넣어서 첫말을 부드럽게
말하는 연습을 함. 어느 정도 '응'자에 대한 훈련이 되면 야외실습(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이면 어디 든지 찾아감: 지하철, 공원, 해변가
학교등 심지어는 길거리 까지. 그곳에서 자신의 어려움에대한 이야기나
즉흥스피치를 함)
저녁교육: 오전과 비슷한 교육이 반복되고 원장님의 강의나 외래강사의 강의.

대구의 교육 일정은
여기서는 2시간교육이 었습니다.
1시간은 원장님의 강의(주로 말더듬의 극복자세와 성격에 관한 통찰에 대해서)
나머지 한 시간은 실습(학원생 서로간에 대화, 연단스피치, 부산과 비슷한 야외
실습등) 여기서는 말을 할때 첫말을 부드럽게 하기위해 모음발성법을 쓰고
있었습니다. 모음발성법은 첫말을 모음에 해당하는 부분을 조금 길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안녕하십니까'는 아-안녕하십니까? 이런식으로 모음부분 'ㅏ'를 조금길게
해서 말을 부드럽게 합니다.

대충 학원의 일정을 말씀드렸는데 부산의 학원은 그야말로 얼굴에 철판 깔기훈련
입니다. 처음의 야외실습은 외래강사의 지도로 부산역에 갔었는데 그곳에서 사람을
모아놓고 스피치를 시킵더군요. 나중에는 원생들 스스로 장소를 찾아서 해야 합니다.
원생들 중에는 정말 열심히 하는 분도 있고 남들 앞에 서는 것이 죽기 보다 싫은
분은 못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이루어지면 대부분 다 합니다. 전
이번 기회에 무슨일이 있더라도 말더듬을 고치겠다는 심정으로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로 하긴 했는데 제 정신이 아니었지요.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하지만 끝나고 나서는 굉장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아, 나도 하면 되구나!'
3주과정이 끝나고 대구로 올라오기전까지 '이제 됐다, 이제 말더듬에서
해방됐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하지만 대구에 와서 학교생활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말을 하기전 '응'자를 써서 말을 해야되는데 부산에서는 내가 말을
더듬는 다는 것을 인정하고 의식적으로 '응'자를 썼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다른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없고 어색함이 들었습니다. '응'자를 넣어 말을
하면 다른사람이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아서 '응'자를 빼고 약간 길게 말해 봤습니다.
처음에 약간 좋아지다가 나의 말더듬의 숨기려고 애쓰는 만큼 심해져서 결국 부산에
가기전 보다 심해진 적도 있습니다. 훈련을 하더라도 자기의 의식의 변화가 되지
않으면 별 성과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학원에서
동기부여는 해 줄수 있으나 결국 자기 자신이 바꿔야 합니다. 학원에 다니는 것
자체로 말더듬이 해결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자신의 그 만큼 노력을 해야지
결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이 장황해진 것 같아 대구의 경험담은 생략합니다. 이 글은 학원을 다닐려고
마음먹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전 학원다닌것을 후회는 안 합니다.
제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어느정도 저에게 자신감을 가질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학원아니면 말더듬을 고칠수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학원이든 일상생활이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것입니다. 참고로 독백암시는
밑에 글인 '상상으로 치유되는....'것과 같고 다른점은 큰 소리를 내어 열광적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