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범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

먼저 의문점을 주저없이 보내주신데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다른 말더듬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게시판에 올립니
다. 그점 널리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문상범님의 질문의 요지를 요약해 보겠습니다. 문상범님은 자신의 말더
듬 현상을 강한 예측과 이에 따른 철저한 예비연습(아마 표현이 그렇지 실제적
으로는 처절하리 만큼 안타까울 정도로 실제상황에서 연습을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나오는 음은 "응"자의 코소리를 내면서 결국 말을 하게 되
며, 그렇다고 이 방법이 모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저의 요
약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덧붙여 제게 질문하신 내용은 사설교정소에서 사
용하는 자기 암시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 했습니다.

자 그럼, 질문하신 핵심적인 요지에서 핵심 단어를 추려낸다면, 강한예측, 그
리고 철저한 예비연습(말더듬는 사람들은 이렇게 부르지만, 실제적으로는 실 상
황에서 얼마나 안 더듬기 위해, 혹은 막혀오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피하기 위한
처절한 발버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말
을 할 때는 나름대로 처절히 연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응"자라는 콧소리(이것
이 의미하는 것은 비록 아무리 철저하게 예비연습이라는 명목하에 연습을 하더
라도 실제적으로는 예비연습한데로 나오지 않고, 원든 원치않든 다른 방향으로
(이것이 본인의 말더듬의 일정한 패턴인지 모릅니다)으로 나온다는 것입니다)입
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어느 말더듬에게나 비슷하게 일어나며, 그렇다고 똑같지
는 않을 것입니다.

"응"자에 대한 논의는 규칙5에서 상세히 논의될 것입니다. 여기서는 생략하
겠습니다. 그러면 질문의 요지만을 여기서 싣을까 합니다. 질문의 요지는 사설
교정소에서 사용하는 자기암시와 규칙4와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상반되지 않는
가라고 했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상반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앞서 글에서 누차 강조했을 것
입니다. 말더듬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서 보는 사람마다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고. 그러다 보니 서로 상반되는 방법도 있습니다. 여기서 자기 암시가 말더듬
치료에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는 제가 이러쿵 저러쿵 말할 위치도 아니고 말
하기도 싫으며, 다만 여러분 각자의 의지에 맡기겠습니다.

여기서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자기암시와 근본적으로 다르며, 저 자신
조차 규칙4에 대해서 글을 올리면서 자기 암시와의 연관성을 생각해본적 없습
니다. 자기암시는 흔히 심리요법으로서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세히는
논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올린 규칙4에서 강조한 것은 자기 관찰이었습니다. 자
기 암시가 나는 잘 할 수 있다.등의 말을 말하기전에 상기시키면서 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규칙4는 엄연히 객관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관
찰하라는 것입니다. 사실 자신이 자신의 단점을 관찰하기란 여간 힘들지 않습니
다. 그래서 아마 치료사가 필요한지 모릅니다. 치료사는 여러분들의 단점을 정
확히 지적해주고 때로는 흉내내줌으로써 여러분이 자신의 말더듬의 행동을 정
확히 알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지난 글에서 이
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말더듬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권위있는 치료사가 아
니라 자신의 말더듬을 이해해줄 수 있는 진정한 사람(친구나 기타 어떤 사람)이
라고 말했는 기억이 있습니다.

다시말하면, 규칙4는 단순하게 생각해서 자신이 말을 더듬고 있을 때 신체적
인 부분들은 어떠한 비 정상적인 행동을 취하는지 알아내는 것입니다. 비정상적
인 행동이라면, 예를들어 문상범님의 예중에서, "응"소리를 내어서 말을 하면
말이 나온다고 했는데, 객관적으로 생각해서 "응"자 대신 다른 음을 넣어도 되
고, 안넣어도 됩니다. 정상적인 화자들은 말할 때 물론 "어"등의 중모음을 자신
도 모르게 넣습니다만, 거의 대부분은 넣지 않고 말을 할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규칙5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다만 "응"자를 코로 소리내면서 말을
하는 것은 분명히 정상적으로 발음하는데 있어 비정상적인 행동임에는 틀림없
습니다. 어쩌면 "응"자는 회피수단인지도 모릅니다.

요약하면, 규칙4에서 강조하는 것은 자신이 말을 더듬을 때 행하는 비정상적
인 신체적 증후군을 알아내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중요하냐에 대해서는 간단한
예를 들면, 여러분들이 거울을 보고 더듬으려고 노력해보세요. 쉽게 더듬어지는
가. 처음에는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돌릴 것입니다. 시험해보세요. 친구에게 말
을 하면서 자신은 거울을 보고 이때 반드시 자신의 입술을 유심하게 쳐다보면
서 대화를 해보세요. 막힌다고 강한 예측을 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돌
릴 것입니다. 시선회피에 대해서는 규칙6에서 논의될 것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피하는 이 행위는 어쩌면 자신 조차도 자기의 그 추한 행동을 도저히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돌릴 것입니다. 만약 친구와 말을 할 때 거울을 보면서 말을
하다가 막힐 것 같은 예감이 들면, 두 눈을 똑바로 자신의 입술을 응시하고 말
을 하려고 해보세요. 그러면 분명히 더듬는 형태가 달라질 것입니다. 여기서 말
더듬 형태수정법이 나온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문상범님은 질문의 내용에서 본인은 다른 어떠한 신체적 증후군도 없으시다
고 하셨는데, 분명 있을 것입니다. 말더듬는 사람치고 없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
다. 한번더 관찰해보세요. 막힐 것이라는 강한 예측을 한다음 신체적 수반행동
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그래도 못찾을 것 같으면, 막힐 것이라는 강한 예측과
함께 지금처럼 열심히 예비연습도 하시면서 코로"응"소리를 내세요. 그러면서
코소리를 내기 직전 자신의 신체적인 동작을 살펴보세요. 결코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가 앞선 글에서도 말했듯이 말더듬이는 자신의 말더듬는 그
순간을 정확히 기억을 못합니다. 이를 기억하기는 상당히 고통스럽고, 어쩌면
마음에 심한 상처를 줄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은 본능적으로 그 기억을
망각하게 하는지 모릅니다. 자기암시가 말을 하기전 말이 잘나올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말을 하면 잘 나온다고 합니다-문상범님이 올리신 글의 내용중에서.

그러면서 자기암시하는 이유가 잠재의식속에 있는 말더듬이라는 사실을 지우기
위해서라고도 질문의 내용에 나와있습니다. 잠재의식이 실제로 있는지 어떤지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의 개인의 생각에 맡기겠습니다. 자 우리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몇년 아니 몇수십년동안 말더듬과 함께 살아왔는데- 말더듬의 시작시기
는 2-4세사이입니다-이러한 기억을 지운다는 것은 거짖말일 것입니다. 여러분
들의 어릴때 기억 특히 어떤 특정한 기억을 망각했습니까. 그 기억을 망각하려
고 해보세요. 망각됩니까. 그렇지 않죠. 이렇게 저의 의견과 상반되는 이유는 이
것인 것 같습니다. 자기암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말더듬의 제거에 목표를 두
고, 저는 말더듬 통제에 목표를 두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기계를 통제하려면
그 기계에 대해서 뭔가 알아야 통제하죠. 모르면서 어떻게 통제가 가능합니까.
여러분들은 아마 자기도 모르게 저의 글을 읽으시면서 말더듬 제거에 촛점을
맞추게 될 것입니다. 이는 우리의 심리적 본능입니다.

두서없이 그냥 워드작업을 해서 글의 앞뒤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
니다. 마지막으로 문상범님의 허락없이 공개적으로 게시판에 올려서 죄송합니
다. 저는 다만 다른 말더듬는 사람들도 문상범님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으시
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되어 그렇게 했습니다. 그점 다시한번 양해바랍니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해서 확실한 대답을 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 이유는
말더듬이라는 것에 대해서 알면 알 수록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그점 이
해바랍니다. 말더듬에 대해 처음공부할 때는 굉장히 쉬운 것으로 생각했는데,
공부하면 할수록 말더듬의 치료방법등에 대해서 말하기가 굉장히 겁이나는 것
은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올리는 치료방법도 완벽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
을 너무도 잘알기 때문입니다. 제가 소개한 방법을 너무 믿지 마시고, 마음에
들면 따라오시고,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이런 방법도 있구나하고만 생각해주세
요.

좋은 방법, 확실한 방법을 소개하지 못해서 말더듬의 짐을 지고 살아가시는
모든 분들에게 송구스럽습니다.

옥정달 배